물의 경전
<물의 경전>
---문 현 미---
바람이 북채를 들고 둥둥 물북을 친다
물빛이 별들의 노래처럼 쏟아지는 시간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바람이
날개 아래 수백만 개의 갈퀴를 움켜쥐고
무한 허공의 길을 날아다닌다
바람과 허공이 물을 만나
마침내 물의 심장이 움직이는 순간
겹겹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물의 주름들
낙하하면서 바닥을 치고 피어오르는
찬란한 물의 춤사위 앞에서
끝없이 밀려오고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물의 장대한 역사를 떠올리며
탄생과 죽음에 대하여 묵상한다
우레 같은 물소리의 몸통 안으로
잃어버린 것과 잊어버린 것들 사라지고
어마어마한 신의 손길로 빚어내는
물의 숭고한 완창이 여기 있다
갈피마다 물비늘의 은빛 향기 반짝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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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5) 4 hours a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