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26.

in #steemzzang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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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시가를 빠져나올 때 동쪽에서 북쪽으로 크게 걸려 있던 무지개는 어느덧 엷어지면서 녹아드는 얼음조각처럼 지워지고 있었다.

시내에서 엄치 나왔것만 목적의 농가는 아직 보이지 않고 불그레한 물빛의 육도천을 바가지 한 짝이 숨바꼭질하듯 떠내려간다.

아사(餓死)는 지극히 작은 일이요 실절(失節)은 기극히 큰 일이라고.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7장 이사(移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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