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46.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노래이며 신음이며 울이이며 그칠 수 없는 슬픔의 불길, 길상은 밤새도록 마셨다. 내장이 타고 불이 붙은 황주를 마셨다.
하나 남은 사람은 차츰 들판을, 산을 닮아가고 사람이 아니게 되어갈 것이다. 한 그루 나무같이 되어 갈 것이며 한 덩이의 돌같이 되어갈 것이다.
목덜미를 거머잡고, 민들레 씨앗같이 가벼운 몸뚱이를 빙그르르 돌려세우는 것과 동시 한 손이 면상을 내리치고 있었다.
-토지 2부 제2편 꿈속의 귀마동 11장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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