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한계 그리고 기다림

in #steem21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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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한계, 그리고 기다림


인간은 흔히 자신을 이성적인 존재라 믿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편견과 단단한 자존심으로 뭉쳐진 감정의 동물이다.
두려움에 눈이 멀고 감정에 지배당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다.
그렇기에 타인을 억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대부분 역효과를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설득에 나서곤 한다.
그대로 멈춰 서 있으면 아무런 변화도, 더 나은 대안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대화의 방식을 제안하고 부드럽게 권유해도 상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결국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기묘한 습성이 있다.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정보나 논리적인 증거를 마주하면 오히려 기존의 믿음을 더 강하게 고수하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누군가 나의 행동을 강제하거나 통제하려 들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자신의 의지를 지키기 위해 반대로 행동하려는 심리적 저항이 발동하는 것이다.

결국 논쟁에서 완벽히 이겨 상대의 오류를 낱낱이 증명해 내더라도 그것은 승리가 아니다.
이성에서 패배한 상대는 자신의 지성과 자존심에 깊은 타격을 입고 감정적으로 마음의 빗장을 완전히 걸어 잠그기 때문이다.
논리로는 이겼으나 사람은 잃는 허망한 결과가 초래된다.
그래서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다.

오늘 나는 누군가를 향해 강한 어필을 던졌다.
껍질 밖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겠다며 알을 깨고 나오라고 열심히 주문한다.
온갖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밖에서 껍질을 쪼아대지만, 안에서 나와야 할 병아리는 도무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알을 다깨고 꺼내놓을수도 없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본인이 깨고 나와야만 하는것이다.
즐탁동시가 괜한 말이 아니다.

용단을 못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거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오겠다고는 말은 하면서도 "이런저런 조건이 성숙되지 않으면 난 절대 못 나가"라며 스스로 핑계를 대고 알 속에 웅크려 있다.
껍질이라는 좁은 안식처에서 나와야 마당의 먹이를 쪼든 다른 이들과 어울려 놀든한다.
그래야 언젠가 닥쳐올지 모르는 위험을 피하는 방법도 배워야 잘 성장 할 텐데 그 첫발을 떼지 못한다.

밖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답답함으로 타들어 간다.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결국 알 속에서 부화하지 못한 채 썩어버리는 '곤달걀'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허무하게 생명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지독한 고통이다.

밖에서 아무리 쪼아대도 안에서 스스로 깨고 나오려는 노력이 없다면 '줄탁동시'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 설득의 드라이브를 잠시 멈추고 왔다.
그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묵묵히 온기를 전하며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늘도 타들어 가는 답답함 속에서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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