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기자단] 새벽에 마주친 '주인 잃은 것들'에 대하여
새벽은 세상의 소음이 소거된 고요한 시간이다. 그 적막 속에서 매일 운동화 끈을 묶고 길을 나서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새벽이 긴 겨울철에 그런 감정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데, 근래에는 새벽이 짧아져 그런 적막함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기분탓인지 몰라도 새벽 길거리에 부쩍 사람도 많아진 거 같다. 여하튼 새벽 거리는 낮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달리다 보면 종종 길가에 홀로 남겨진 물건들을 마주한다. 한쪽만 떨어진 장갑,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카드, 누군가 잠시 놓아두었다가 깜빡 잊은 듯한 옷들. 아주 가끔 돈도 보인다 +_+ 주인이 떠난 후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녀석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을까? 끝내 주인이 돌아와 주기는 할까? 그 쓸쓸한 기다림을 엿볼 때마다 내 마음도 괜스레 시려질 때가 있다.
대학교 근처를 달릴 때는 가끔 물건이 아닌, '주인 잃은 영혼'들을 마주하곤 했다. 어느 새벽, 길 위에 위태롭게 쓰러져 있는 학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본능적으로 다가가 호흡과 맥박을 확인했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경찰관분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준 덕분에 학생을 안전하게 인계할 수 있었다. 원인은 과도한 음주였다. 얼마나 스스로를 놓아버렸으면 차가운 새벽 길바닥에 그렇게 뻗어 있었을까...
그후로 며칠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길위에 널부러진 영혼을 보았다. 깨웠더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도로로 뛰어들려는 학생을 몸으로 막아 세우느라 진땀을 뺐다. 그 학생을 붙잡아두느라 새벽 공기가 다 뜨거워질 정도였다. 그 소동을 지켜보던 경찰분들의 난감한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술에 취해 제 영혼의 주인조차 되지 못한 모습은 나에게 참 씁쓸한 흔적을 남겼다.
그들을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주인 잃은 영혼이 되지 않겠다고. 내 몸의 주인이 나이듯, 내 영혼의 주인도 나 자신이어야 한다. 주인 잃은 물건들이 무기력하게 주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 정신을 알코올이나 무절제에 맡겨 '주인 잃은 영혼'으로 방황하지 않아야겠다. 나의 오늘을, 나의 새벽을, 그리고 나의 의식을 온전히 내 것으로 지켜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새벽, 더 부지런히 발을 구른다. 밤새 정화된 세상의 기운들, 새벽의 맑은 공기, 그리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건강한 에너지를 내 안에 차곡차곡 담기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달리기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아니라 내 영혼의 주인 자리를 확인하는 의식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새벽 내 다리와 호흡으로 오롯이 '나'라는 사람을 이끌고 다시 길을 나서야지.

저도 하루 100분 정도 걷다보면,
영혼을 많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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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물건은 함부로 손대면 안되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주인 잃은 영혼은 꼭 경찰에 인계를 해야겠네요.
달리는 철학가
아 요즘 대학생들은 저런가 봅니다.
주인 잃은 영혼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네요
저도 영혼이 방황하기 전에 꾸겨져 잡니다. 만
길 위는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