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

in #krsuccess10 days ago (edited)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에릭 호퍼는 일용직 노동자로 길 위를 떠돌며 살았다.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부두노동자로 은퇴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따분하고 반복적인 일을 즐겼습니다. 내게 글쓰기는 육체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모든 이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것 있을 수 없어요.”

글쓰기가 정신적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카뮈의 ‘행복한 시시포스’를 떠올렸다. 시시포스는 부조리에 굴복하지 않고 ‘반항’했다. 신이 내린 영원한 형벌을 받아들였다. 그건 무기력한 체념이 아니라 적극적인 반항이었다.

무의미하고 부조리한 일을 반복하는 건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이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그 형벌을 ‘받아들임으로써’ 그 무한한 형벌에서 고통을 제거했다. 고통이 삭제된 형벌은 더 이상 형벌이 아니었다.

불교의 한 설화도 떠올랐다. 찢어지게 가난한 한 나무꾼이 매일 산 몇 개를 넘어 나뭇짐을 날랐다. 그 무게로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나무꾼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아.’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였다. 그것 역시 시시포스처럼 절망이나 체념이 아니었다. 어느 날 나무꾼은 깊은 깨달음을 얻고 성불했다.

“지겨워…” 언제부턴가 습관처럼 튀어나오는 이 혼잣말에 ‘반항’해야겠다고, 이 책을 덮으며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