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일상#876]전복을 먹다가…(한일 수산물 거래)
호텔에서 저녁으로 테판 요리를 먹었다.
코스에 전복이 있었는데, 꽤 실한 생물을 우리나라의 쫄깃한 식감보다는 부드러은 느낌으로 조리해줬다.
맛있게 먹으면서 문득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좋은 해산물은 다 일본으로 수출한다.”
어릴 적에는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었는데, 지금도 정말 그럴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함 찾아봤다.
예전에는 일본이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국 중 하나였고, 가격도 잘 쳐주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좋은 수산물들이 일본으로 많이 수출됐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좋은 건 일본 가고 우리는 남는 걸 먹는다’는 인식도 생겼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보다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다고 한다.
지금은 양국이 서로 주고받는 품목이 다양해졌다고 한다. 일본은 한국에서 광어, 전복, 굴, 김 등을 수입하고, 반대로 한국은 일본에서 방어, 가리비, 성게 같은 수산물을 들여온다.
광어는 한국의 양식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일본에서도 한국산 광어를 수입해 먹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일본 수산업이 무조건 앞선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광어만큼은 한국이 꽤 강자인가 보다.
일본 하면 김 문화의 원조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지금은 한국 김의 생산량과 품질이 워낙 좋아 일본에서도 한국산 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가 해외여행 가서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을 때도 어쩌면 그 김이 한국산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전복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는 일본산 전복이 최고급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한국의 양식 전복도 충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결국 지금은 예전처럼 한쪽이 좋은 걸 다 가져가는 구조라기보다는, 각자 잘하는 품목을 서로 거래하는 시대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 일본에서 먹고 있는 전복도 어쩌면 한국 바다에서 자란 녀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또 생각보다 연결되어 있다.
그저 맛있게 전복 한 점 먹다가 시작된 궁금증이었는데, 덕분에 한일 양국의 수산물이 꽤 복잡하고 흥미로운 관계로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일본이 강점을 가진 수산물도 많고,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품목도 많다. 어쩌면 중요한 건 어느 나라 것이냐가 아니라, 각자의 바다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좋은 먹거리가 우리 식탁까지 온다는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이 맛난 걸 계속 먹으려면 우리 지구가 계속 건강해야겠단 생각도 하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이 또한 맛있는 세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