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산책로

in AVLE 일상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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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뚝방길..
현수막에는 이곳이 보행자를 위한 산책로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동킥보드는 끌고 가 달라는 안내도 보였지요.

문구만 보면 아주 단순한 부탁 같지만, 사실은 서로의 하루를 지키자는 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걷는 사람에게 산책로는 잠깐 쉬어 가는 거실 같은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날이 풀리면 길 위에는 더 많은 사람이 나옵니다. 운동하러 나온 사람도 있고, 생각을 정리하려는 사람도 있고, 그냥 햇빛이 좋아서 천천히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길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바퀴 하나는 생각보다 큰 긴장을 만들더라고요.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자전거는 봄바람이 아니라 작은 경고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평온해야 할 산책길이 순간적으로 움찔하는 길이 되는 셈이었습니다.

물론 자전거를 타는 분들도 사정이 있을 겁니다. 빨리 지나가고 싶을 때도 있고, 잠깐쯤 괜찮겠지 싶은 순간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두가 잠깐씩만 양보해도 길의 분위기는 꽤 달라집니다. 보행자는 옆을 살피고, 자전거 이용자는 안내문 앞에서 잠시 속도를 내려 끌고 가는 것, 그 작은 수고가 결국 가장 큰 배려였습니다.

봄길은 꽃만 예쁜 게 아니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보여서 더 예쁩니다. 오늘 길 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조금만 더 부드럽게 공간을 나누셨으면 합니다.

안전한 걸음 위에 편안한 하루가 쌓이길 바라며, 오늘도 무사하고 따뜻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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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많이 들어 봤는데 ㅎㅎ 서울촌넘이라 ㅋㅋ 좋네요 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