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 Dev11 hours ago

전봇대를 업어주느라
마약떡볶이라는 글씨가 삐딱한 포장마차 앞을 달리는
자전거가 눈부시다

아들의 자전거로 바뀐
아버지의 체력단련비가
아들의 등에서 가방이 어깨춤을 추게 한다

꽃이 지는 길을 달리며
지구보다 더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는 하얀 운동화가
아카시아 향기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
아버지의 웃음도 따라나선다

무거운 지게도 벗지 못하고
발에 뿌리가 내린 듯 서서 바라보시던
흐린 하늘 속의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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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이문재

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한구석
자전거 한 대 누워 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누가 소년을 놓고 갔나 보다
체인이 녹슬었다
왼쪽 페달이 없다
소년이 소년을 벗었나 보다
자전거가 버려진 이곳에서
어떤 길이 시작되었으리라
먼 곳이 시작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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