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in #steem19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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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처음부터 빈 컵이었다고 탓하지 마라.
어둠을 핑계로 고립을 택한 것은 너 자신이다.
단단한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흐름 속에서
너는 왜 다가올 녹아내림만 두려워하는가.

연기처럼 흩어지는 것이 허무하다고,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것이 슬프다고 말하지 마라.
바람이 불어 연기가 흔들릴 때조차
너는 분명 뜨겁게 타오르던 불꽃이었다.

알맹이가 있느냐고 차갑게 묻는 질문은
결국 움직이기 싫은 자의 비겁한 변명일 뿐.
채워지고 비워지는 반복이 삶이라면
너는 비워질 때마다 새로 채울 꿈을 꿨어야 했다.

형체가 없다고 유령이라 자책하지 마라.
너는 빛이 꺼져 사라지는 그림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고뇌하며 살아 숨 쉬는
가장 뜨거운 유(有)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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