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24 납득하기 어려운 박근혜의 자해적 지방선거 개입
박근혜가 대구와 대전에서 국민의힘 지방선거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탄핵당한 이후 간혹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행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대구와 대전에서 노골적인 개입을 하는 것은 좀 예외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보면, 시간이 가면 박근혜의 활동 범위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로는 국민의힘이 선거를 치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가 나서서 선거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외에 무슨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진정 국민의힘이 한국을 지킬 수 있는 보수정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최근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현재의 국민의힘이 방향을 상실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맹목적으로 국민의힘을 추종하는 사람들이야 논외의 대상일 것이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양심적인 보수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이대로의 국민의힘은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가 국민의힘의 지방선거를 지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전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불치의 병을 앓고 있다. 그 병의 핵심은 보수정당을 표방하면서도 보수적 가치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보수란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한국의 가치와 재산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한국의 소위 보수정치는 이명박부터 변질되기 시작했다. 말도 안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자들이 보수정당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국민의힘은 오로지 미국과 일본 이 두외세에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보수정치의 출발점은 박정희라고 할 수 있다. 박정희는 조국근대화를 주장하면서도 미국과 일본에 지금처럼 의존하지 않았다. 물론 일부로 부터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 박정희가 굴욕적이지만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 산업을 발전시킨 것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어렵다. 박정희의 일본정책은 이명박 이후 국민의힘을 잡아 먹어버린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미국 제국주의의 충실한 종 노릇을 해야 한다는 최근의 경우와는 궤를 달리한다고 하겠다.
박근혜의 탁핵과정을 잘 들여다 보면, 뭔가 이상한 일을 발견할 수 있다. 박근혜는 러시아와 유라시아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중국 전승절에 시진핑과 천안문에 올랐다. 지난번에 김정은이 서 있던 자리에 박근혜가 서 있었다. 박근혜는 유라시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 대통령 중에서 푸틴을 가장 많이 만났고,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미국은 박근혜의 이런 시도에 경고했다. 바이든이 부통령때 한국에 와서 박근혜에게 미국에 반대하는 베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를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탄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박근혜는 자신이 중단시켰던 이명박 정부 말기의 일본과의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재개했고, 사드도 도입했다. 탄핵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이야기다. 박근혜는 탄핵에 내몰리자 유튜브에 나와서 자신의 탄핵 시도 뒤에는 거대한 힘이 배후에 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조금만 센스가 있었다면 박근혜가 말하는 거대한 힘이라는 것이 미국이라는 것을 충분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미 탄핵의 바퀴는 돌아갔고, 박근혜의 지소미아 체결과 사드 배치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탄핵되고 말았다.
박근혜 탄핵과정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고, 탄핵의 결정적 증거인 테블릿 피시를 조작한 의심을 받기도 한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윤석열과 한동훈은 박근혜 탄핵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되었고 당대표가 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박근혜가 이번에 선거에 나서는 것은 한동훈이 국회에 입성해서 다시 국민의힘을 장악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박근혜는 정치를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만 바라보는 속좁은 인물에 불과할 것이다.
박근혜가 진정 한국 보수정치의 부활을 바란다면, 현재의 국민의힘은 뿌리채 뽑혀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혀야 한다. 이미 현재의 국민의임은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다. 설사 박근혜가 이번 선거 개입으로 조금의 발언권을 확보한다고 한들, 밑둥부터 썩어빠진 국민의임을 정상적으로 되살리기는 불가능하다. 이들이 살아 남으면 다시 윤석열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득세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오히려 지금의 국민의힘이 완전히 패배하고 붕괴토록 하고, 그 이후에 다시 제대로된 보수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사람은 고쳐쓰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선택해서 쓰는 것이다. 이미 썩어버린 자들을 치우지 않으면 제대로된 보수정치세력의 복원 자체도 불가능하다.
박근혜는 오히려 정상적인 보수정치세력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현재의 국민의힘이 완전하게 붕괴되어야 자신의 공간이 열린다.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눈이 있으면 보고 귀가 있으면 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