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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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우리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은 우리에게 너무도 중요한 가치이며, 그 가치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토록 행복을 추구하던 시대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행복은 본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자 개인적인 영역이었다. 추구의 대상이 될 자격조차 갖추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굉장히 맹렬하게 행복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적 빈곤을 겪는 현대인

이 사회는 혼자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와 다른 타자가 늘 존재한다. 책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은 이 타인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를 다루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든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우연히 마술반지를 얻은 평범한 목동 기게스는 반지를 끼면 투명 인간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신기한 능력을 활용해 왕을 죽이고 왕좌에 올랐다는 기게스와 마술 반지 일화. 저자는 이 이야기를 인용하며, 타인의 존재가 우리의 도덕성 실현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본디 행복이란 도덕성을 기반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그 안에는 늘 타자가 존재해왔다. 심지어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 개인의 선을 추구하는 것보다 위대했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책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의 저자 호세 카를로스 루이스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정신적 빈곤을 경험하고 있다 말한다. 정신적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의 특징은 타자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관심(좋아요)을 주는 존재일 뿐이다. 하나의 관심을 얻고 나면 또 다른 관심을 줄 새로운 타자를 찾아 나선다.

타자와 연속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의도하지 않으면 그 존재 자체를 인식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대 의식이나 공동체 의식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라. 따라서 이 시대의 행복의 형태는 변해버렸다. 타인에게 조금 더 관심받을 수 있는 움직임이 행복의 주요한 요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태를 저자는 정신적 빈곤의 상태라 정의한다.

우아함 되찾기, 정신적 빈곤을 극복하는 방법

이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우아함'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우아함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담겨 있는 태도이다. 더불어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고 사적인 영역을 감추어 두는 등의 특징을 가진다. 궁극적으로 우아함을 갖춘 자아는 타인의 즉각적인 반응이 행복의 척도인 지금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공동체에 대한 감각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것이다.

우아함을 갖춘 사람에게 행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행복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가 다시 우아함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말한다. 하지만 변화에는 현재 상태에 대한 이해와 문제점에 대한 파악, 그리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것이 저자가 책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을 집필한 이유이다.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화려하고 부유한 삶의 모습을 보면 순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본능이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물질적인 자극이 적었을뿐더러, 나와 너무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타자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구조 속에서 행복의 기준 역시 외부의 자극에 맞춰지게 되었다는 저자의 역설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이런 상황이 결코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말에도 큰 공감을 했다.

책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을 통해 행복을 새로운 측에서 탐색할 수 있었다. 행복을 추구하는 삶,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삶을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느껴왔는데 '행복'이라는 단어를 굳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부터가 뭔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자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삶보다, '우아함'을 갖춘 삶 속에 훨씬 많은 행복이 깃들어 있다.
누군가가 또다시 나의 관심을 자극한다면, 이 책을 떠올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