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9.

in #steemzzang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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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이마 위에 흘러내린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린다. 빛과 바람에 바래어 회갈색으로 변한 차일도 이따금 펄러덕거린다.

졸면서 그녀는 구을 꾸다간 놀라 개고 졸다간 꿈을 꾸고, 꿈은 토막토막이었고 잠도 토막토막이었다.

-토지 2부 제2편 꿈속의 귀마동 2장 사진(沙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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