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8 이란전쟁 49일차, 본격적인 지정학적 대격변의 시작과 미국에 대한 조언steemCreated with Sketch.

수사는 요란하지만 미국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패배는 정치적 변화로 나타난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전개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만 서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시대는 막을 내렸고, 이란은 서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등장했다고 하겠다.

간밤에 이런 저런 보도가 있었다. 이란이 잠정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에 대한 통행을 허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0일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이 재개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트럼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이란이 보유하고 있던 농축우라늄을 방출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은 무조건 개방이 아니라 이란혁명수비대의 통제하에 통과가 가능하며, 농축우라늄 반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트럼프가 한 말을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무래도 이란측의 발표가 더 신빙성이 있는 듯 하다.

20일 예정된 합의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합의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으나 필자는 이번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걸프 국가에서 미군기지를 철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걸프지역에서 미군의 철수는 여타 문제와 비교를 하기 어려울 정도의 국제정치적 비중을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한다고 생각해보라. 동북아지역의 안보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가장 중요한 걸프지역에서 미군의 철수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다. 나머지 문제는 변죽에 불과하다.

필자는 전쟁이 한창 진행중일때, 전쟁을 종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란이 실리를 챙기고 미국이 명분을 살리고 체면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적이 있었다. 아마도 이란은 필자가 생각했던 방식의 전쟁종결을 추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미국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미국은 시간을 끌면서 경제체제가 붕괴되는 상황보다는 이란이 요구하는 걸프지역 미군철수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이란에게 넘기고 철수를 하는 것이 가장 피해가 적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용적으로는 미국의 완전한 패배이다. 이런 패배를 어떻게 그럴듯하게 포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포장을 위해 전리품을 요구할 것이고 필자는 그것이 농축우라늄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세부적인 내용에서 상당기간 협의가 불가피할 것이고 그때마다 혼란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포장하든지 간에 이번 이란 전쟁으로 미국은 서아시아에서 패권을 상실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페트로 달러의 시대로 종말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사실 별것도 아닌 사건에 의해 촉발되었다. 미국이 굳이 이란의 하메네이를 폭살시킬 이유도 별로 없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란 정권이 전복되고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미국은 적절하게 이란을 관리하면 될 일이었다.

미국은 자신들이 한번 찍은 국가는 끝까지 관계를 개선하지 않고 징벌을 가하는 경항이 있다. 과거 스팀슨 국무장관의 불승인주의라고 하기도 하는 이런 독특한 외교적 경향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한다.

군사적 패배로 인한 지정학적 변화는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이란 전쟁도 예외는 아니라고 하겠다. 필자가 어줍잖게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서 조언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미국은 국내외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집한다면 미국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우선적으로 미국은 대외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불승인주의라고 불리는 대외정책은 어리석기짝이 없다. 조선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와 김정은간 개최된 하노이 회담에서 성공했더라면, 미국은 지금쯤 동북아지역에서 상당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조선이 파병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기도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조선은 미국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미국은 조선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선 핵문제는 이미 강을 건넜다. 이런 문제에 계속 묶여 있으면 미국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책은 꼬일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서도 조선문제는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의 방위에 관한 문제는 한국이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한국을 붙잡는 동안, 미국은 자신의 문제를 정리해야할 기회를 자꾸 놓치게 된다. 이제까지 미국은 소탐대실을 했다.

미국은 좋은 기회를 모두 날려 버렸다. 이란도 마찬가지였다. 이란은 이슬람혁명으로 팔레비왕조를 축출했지만, 계속해서 미국과의 관계강화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모든 기회를 미국 스스로 날려 버린 것이다.

트럼프는 두번의 대통령재임 기간중 첫번째는 조선과의 관계를 파탄내었고, 두번째 재임기간중에는 이란과 전쟁을 해서 서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이렇게 대외정책을 파탄낸 경우는 없었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철수를 하게 되면 전세계적인 역학관계의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럽은 미국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서아시아에서 철수는 필연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후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아마도 동북아지역에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미국이 동북아지역에서 추구하려는 목적은 대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게 대만문제에 개입하게 하려는 압력을 상당히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국민의힘 장동혁은 미국에가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진정한 국익을 위해서 미국과 관계를 새롭게 정리할 시점이 되었으나 아직 정치인이나 대중들의 인식과 안목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