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7 이란전쟁 48일차, 전략상황 평가, 이란의 전략적 목표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steemCreated with Sketch.

간밤에 트럼프가 이번 주말에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협상이 있을 것이며, 이란이 핵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자신이 직접 이슬라마바드로 갈 수 있다고도 했다. 이번에 협상이 되지 않으면 다시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상으로 전쟁이 종료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미국내 주식시장의 반응을 고려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한달 반 넘게 전쟁이 계속되었고 이번 주말에 협상을 언급하고 있으니 현재의 상황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단 이번 전쟁의 특징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전쟁은 제한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한전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번 이란전쟁은 수단과 방법의 제한전이라는 점이 여타의 경우와 다르다. 통상적으로 군사학에서 제한전이라고 하면 지역적 제한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란 전쟁은 매우 특이하게도 지상전을 배제한 수단과 방법의 제한이라는 점에서 여타의 경우와 차이가 난다. 그것은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미국이 이란과 같은 국가를 상대로 지상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란의 지리적 특성상 미국이 지상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작전적인 측면에서 이번 전쟁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압도했다. 이란은 작전을 통해 기대했던 효과를 달성한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작전을 통해 자신들이 기대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번 협상에서 이란핵문제 해결을 전쟁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원래 그들이 목표로 했던 것은 이란 정권의 붕괴, 그리고 이란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서 중국의 팽창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목표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핵문제 해결은 지금 미국이 봉착한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핑계거리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이번 협상으로 전쟁이 끝날 수 있는가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전략적 목표 그리고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과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란은 현재의 불안정한 안보상황의 완전한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아시아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해야 하며, 이를 위에서 미국의 가장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노릴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쟁이 발발하기전부터 필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문제를 너무 경시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필자같은 사람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미국의 전략가들이 이런 문제를 무시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하겠다. 문제는 미국이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공격하고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을 무시하게 했을 뿐이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하여 미군과 이스라엘에 대한 효과적인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정작 이란이 노린 것은 군사적 표적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란은 호르무스 해협을 봉쇄해 미국이 구축한 페트로 달러체제와 미국 경제의 붕괴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란이 노린 목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문제는 이란이 달성하고자 하는 이런 목표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란이 미국과 협상에 응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은 현재와 같이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시간을 최대한 길게 끌고나가 미국의 내구성을 파괴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최대한 오래 지속하는 것이 유리하다. 트럼프가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에게 다시 공격을 한다고 하지만 그런 협박은 아란을 움직이기 어렵다. 이미 미국은 가지고 있는 탄약을 거의 다 소진할 정도로 공격을 했지만 이란의 군사력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지금 다시 공격을 한다고 해서 이란을 결정적인 곤경에 빠뜨리기 어렵다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미국이 공격을 재개하면 이란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전쟁에 깊숙하게 개입했다. 러시아는 공개적으로 이란전쟁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힌데 반해, 중국은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와 압박때문에 중간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전쟁이 재개되면 중국도 이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이미 중국 군항기가 이란에 오가고 있다는 소식이 적지 않았다. 물론 미국의 군용기가 이스라엘에 적지 않이 오간다는 보도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란은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 할 것이다. 휴전을 연장하자고 하면 연장하고 대화를 하자고 하면 대화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핵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끌고 가면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이 노리는 것은 시간을 길게 끄는 것이지 당장의 평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분명한 전략적 방향이 없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제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그러나 이런 봉쇄가 이란을 압박하기 보다는 미국의 동맹국을 더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조치로 인해 고통을 받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대만과 유럽이다. 아마도 대만은 상황이 심각해지면 중국이 원유를 지원해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어디 기댈곳이 없는 한국은 앞으로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베센트 상무장관은 이란석유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고 러시아 석유에 대한 제재도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이런다고 이란과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을까? 한국의 경우 걸프지역에서 석유도 들여오지 못하고 러시아에서 사오지도 못한다. 이재명 정권은 원유를 확보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것은 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당기간 한국에 석유는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과 일본같은 나라는 죽으라는 법이다. 반면 중국은 유유히 석유를 가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 나오고 있다. 미국 해군은 봉쇄한다고 하면서 정작 중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같은 동맹국만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빨리 해소되면 모르겠으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의 교착상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임계점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이미 미국내에서는 휘발유 1리터당 4000원을 넘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미국내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번주말 협상운운하는 것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1주일 이상 더 끌게 되면 미국내 주식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고, 이는 트럼프에 대한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의 붕괴혹은 약화는 트럼프와 미국의 입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현재 미국은 이런 상황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권을 완전하게 붕괴시키거나 군사적으로 완변한 승리를 거두는 것뿐이다. 이 두가지 모두 불가능하다.

필자는 전쟁이 진행되자 얼마 있지않아 미국의 핵무기 사용가능성을 지적한바 있다. 지금 가장 위험한 상황은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핵무기를 사용하여 테헤란의 이란 지도부를 모두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이란정권을 붕괴시키고 항복을 받아 낼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군사적인 목표가 아니라 테헤란의 정치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많다. 아무리 핵무기라고 해도 깊숙한 지하갱도를 파괴할 수는 없다. 핵무기가 위험한 것은 군사적 표적보다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민간인에게 더 큰 치명적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한번의 핵무기를 사용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런 죄없는 민간인이었다. 이번에 미국이 이란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 대상도 민간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회담이 개최되었다. 필자는 이 회담에서 왕이와 라브로프가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미국에게는 지금 선택의 길이 없다. 이란의 요구대로 서아시아지역에서 손을 떼거나 아니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어 미국의 경제적 내구성이 붕괴되고 세계적 규모의 자본주의 체제가 위기에 직면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손자는 전쟁을 국가지대사라고 했다. 트럼프는 전쟁이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위기에 빠져든 것이다. 미국과 같은 국가를 마치 부동산개발하듯이 밀어부치니 제대로 될리가 없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신속하게 서아시아에서 빠져 나오지 않으면 미국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겪게 될 것이다. 트럼프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트럼프의 주인은 미국이 빠져 나오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