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5 이란전쟁 46일차, 이미 시작된 서아시아 지정학적 대격변의 징조, UAE 칼리드 왕세자의 중국방문steemCreated with Sketch.

이란전쟁은 지정학적 대격변의 가장 강력한 촉매제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의 미국은 역사상 그 어떤 패권국가보다 더 강력하다. 로마보다 더 강력하고 중국의 역대 왕조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의 미국은 사실상 세계의 제국이다. 그런 미국의 체제에 대한 도전은 무모하다. 미국은 역사상 그 어떤 패권국가보다 정치하게 피지배국가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계적 지배를 유지해온 것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여러방면의 하부구조를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스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시한 정치이념 그리고 각국 정치인에 대한 직접적인 장악에 이르기까지 매우 촘촘하고 정치한 지배체제를 강화해온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이다. 미국의 지배력은 눈에 보이는 군사력이 아니라 제도와 이념 교육 그리고 정치인에 대한 장악과 같은 시스템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겠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필자는 미국의 이런 지배적 지위는 앞으로 상당기간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미국의 지배력은 매우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지배력이 약화된 이유는 두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인데 첫째는 배경적 이유로 미국내에 누적된 문제들이라고 하겠다. 필자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미국 금융자본의 지나친 이윤추구로 인해 미국이 신자유주의에 빠져 들면서 스스로 미국을 산업 공동화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향은 냉전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인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소련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독일과 일본을 산업화시키면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냉전은 결국 소련뿐만 아니라 미국의 붕괴에도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런 논제는 아마도 후세의 역사학자들이 논증을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이유는 이제까지 언급한바와 같이 직접적이고 촉발적인 요인이다. 그 중에서 첫번째가 우크라이나 전쟁이고 두번째가 이란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세계대전의 서막이라면, 이란 전쟁은 제3차세계대전의 본격적인 국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전쟁은 단순하게 미국이 이란의 핵문제를 해결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이란을 장악함으로써 석유와 막대한 천연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의 천문학적 국채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서 중국의 경제적 도전과 유럽으로의 진출을 중간에 차단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란 전쟁을 유태인이 어쩌고 이스라엘이 어쩌고 네타냐후가 어쩌고 하는 것은 모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해와 소음에 불과한 것이다. 여전히 현재 진행중인 이란 전쟁의 성격에 대해서 일반인은 물론이고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광인이 아니다. 그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해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자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언표의 방식이 마치 광인처럼 보일뿐이다. 대중을 집단적으로 동원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광기가 필요한 것 같고, 그런 광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의 출발점이 정치지도자들이 그런 행태를 보일때이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번 휴전기간 동안 발생한 가장 중요한 현상으로 아랍에미레이트 특사가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과 왕이를 만난 것과 한국의 이재명이 이란에 인도적 지원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이 이란에 인도적 지원을 제시하고 호르무즈 해협 안에 묶여 있는 한국 선박을 풀어내는 것은 국가 지도자로 당연한 직무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의 조치는 지극히 당연하다. 문제는 이재명 정권내에 주리를 틀고 있는 친미반국가 인사들의 존재라고 하겠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가장 종속된 국가다. 그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한국에서 이재명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은, 이재명이 미국에 맞설 정도로 자주적이거나 반미적이라서가 아니다. 그가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지금 한국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한국에 주미대사로 반북, 반이재명 노선을 분명하게 밝힌 한국계 미셀 스틸을 지명한 것도 한국에 대한 그립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하겠다. 앞으로 미국은 한국의 거의 전영역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1-2주일만 더 지나가면 미국도 위태위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는 현재의 원유수급 차단을 아직도 일시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보여지는 이란의 행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란이 노리고 있는 것은 미국의 국제금융시스템의 무력화와 함께 미국내 금융시장의 붕괴이다. 이란의 전략적 목표는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이런 이란의 전략적 목표를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는 것 같다. 위험이 다가오면 머리를 풀숲에 넣고 피했다고 생각하는 꿩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이번 휴전기간중 가장 중요한 변화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칼리드 왕세자가 13일과 14일 양일동안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을 비롯한 중요 인사를 만난 것이다. 아랍에미레이트는 걸프 국가중에서 가장 친미적이고 친이스라엘 적인 국가다. 그런데 그 UAE가 적국인 이란의 뒷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UAE는 미국의 보호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중국을 자신의 후원자로 의탁하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아랍에미레이트의 이런 발빠른 행보는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이다. 아랍에미레이트는 미국이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미국을 대신할 상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런 급박한 시기에 아랍에미레이트 왕세자가 설마 교역문제로 중국을 방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왕세자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이번 전쟁으로 걸프지역에서 미군의 철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랍에미레이트 왕세자의 중국 방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를 통해 앞으로 걸프지역내의 국제정치적 역학관계가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쟁은 이미 걸프지역의 지정학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쟁은 국제정치질서의 변화를 초래한다. 그런 변화는 통상 전쟁이 끝나고 정리되는데, 이란 전쟁은 휴전중임에도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이란전쟁의 승패가 이미 결정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변화가 어떻게 작동하게 될지는 시간을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에 한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아랍에미레이트가 급한 것은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간밤에 이란과 2-3일내에 협상이 재개될 것 같은 말을 해서 다시 미국 주식시장을 떠받들었다. 트럼프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의 가장 강력한 적이 이란이 아니라 미국 주식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권좌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주식시장의 유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도 희망만을 먹고 살수는 없다. 현실을 각성하고 인정하는 시기가 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